STAFFSTUDY
생생 실기시험 후기07년도 국민대 영화전공 출제작 `제8요일'
2017~2004년
작성자
staffstudy
작성일
2020-07-01 17:17
조회
2002

제 8요일 (1996년), 자코 반 도마엘 감독
줄거리
성공한 세일즈 기법 강사 아리는 그의 냉정하고 이기적인 성격에 염증을 느낀 부인 줄리와 별거중이다. 아리는 줄리와 어린 딸들과의 화목한 삶을 되찾으려 하지만 이미 떠난 줄리의 마음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어느 비오는 밤길, 아리는 차를 몰고 가다 우연히 강아지를 치는데, 개의 주인은 요양원에서 막 탈출한 다운증후군 환자 조르주. 정신박약으로 요양원에 기거하는 조르주는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몇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찾아다닌다. 아리는 순수한 영혼을 가진 조르주에게 매료되고, 극심한 초콜렛 알레르기를 지닌 그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 아리는 조르주와 함께 줄리를 찾아가지만 딸들을 만나지도 못한 채 쫓겨나고 만다. 조르주는 아리를 위로한다.
요양원으로 돌아간 조르주는 다시 탈출을 감행하고, 아리는 무기력한 나날을 보낸다. 아리의 강의 도중, 조르주가 요양원 친구들을 모두 데리고 교육장에 나타나자 아리는 강의를 팽개치고 그들과 함께 해변으로 떠난다. 마침 그날은 아리네 딸의 생일. 아리와 조르주는 줄리의 집 앞에서 밤새 폭죽을 터뜨리며 생일을 축하한다. 환한 불꽃은 얼어붙은 줄리의 마음을 녹이고, 다시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가게 된 아리를 보며 조르주는 쓸쓸히 돌아선다. 그리고 빌딩 옥상에서 조르주는 초콜렛을 먹고 발작을 일으키는데...
제작노트
[토토의 천국]으로 91년 깐느 영화제 황금 카메라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는 벨기에 태생,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의 97년 신작이다. 사람들에게 따돌림받는 다운증후군 환자 조르주와 일에만 몰두하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아리는 우연한 사고로 만나 짧은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사랑과 자유를 갈망하는 조르주의 소박한 환상과, 섬세한 영상, 애잔한 음악, 실제 다운증후군 환자인 파스켈 뒤켕의 고백과도 같은 연기 모든 것이 조화롭고 아름답다. 조지 역의 파스켈 뒤켕과 아리 역의 다니엘 오떼이유는 이 영화로 깐느 영화제 공동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평
창조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을 알기 위해선 우선 창조의 과정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빛과 대지가 만들어지고 여러 피조물들이 만들어
졌다. 최후의 피조물은 인간이다. 따라서 이 피조물이 만든 세상은 창세
기의 혼돈을 알지 못한다. 인간은 인간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지만,
태초에 그런 것은 없었다. 단지 피조물로서의 인간이 있었을 뿐.
<제8요일>의 드라마는 이렇게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뉘어진 두 사람이 만
남으로써 진정한 인간으로 창조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정상이라고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세일즈 교육 강사인 아리는 정작 자신의 가족
하나 추스르지 못하는 사람. 반면 다운증후군 환자인 조지는 환상 속에서
현실을 창조해내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이다. 이 역시 이분법적이기는
하지만 감독은 이들의 차이를 들추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공통점을
통해 인간과 삶을 보여준다. 그들은 서로의 결점을 보충함으로써 가족보
다 더 진한 사랑을 일군다. 결국 아리는 조지의 도움을 받아 가족을 되찾
게 되는데, 그것은 자신의 생활방식을 버리고 친구 조지의 생활방식을 배
움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조지의 가르침은 세일즈맨이 고객을 대하듯 인
위적인 마음이 아니라 진정으로 대하라는 것.
1세기 전에 이미 마르틴 부버는 <나와 너>라는 책에서 자신과 타인을 구
별하는 것이 얼마나 욕심과 허영으로 가득 찬 짓인지를 지적하고, 그것이
파멸에 이르는 길임을 말한 바 있다. 우리중의 누가 조지의 모습을 쉽사
리 받아들일 수 있을까. 조지의 가족도 그를 버렸고, 조지 자신도 스스로
를 버리게 되는데.
영화 속에서 냉혹한 현실은 조지의 몽상과 환영을 더욱 가치있는 것으로
만든다. 아리가 조지에게 점점 친숙해지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그의 허황
한 몽상이 사실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를 이해하는 것. 그것은 웃음과
눈물이 하나의 감정이었음을 보여준다. 슬픈 것은 유쾌한 것과 참으로 닮았다.
다행히 우리의 마음에 자꾸 위로가 되는 것은 조지의 삶에 귀를 기울여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일이다. 아리와 그의 딸들이 그랬듯이.
판도라의 상자에 온갖 재앙 외에도 ‘희망’이라는 것을 담아둔 것처럼,
‘제8요일’에 다운증후군 환자 ‘조지’를 창조했다는 사실에 감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조지는 우리에게 인간이 사실은 얼마나 아름다운 창
조물인가를 말해주는, 역설적 존재인 셈이다. 창조란 결국 우리를 지켜보
는 신의 감탄사다. “그것은 보기에 심히 좋았더라!"